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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의 힘 끌고 간 증시, 기업 실적 뒤받쳐 줄까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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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와 실물경기 ‘디커플링’

코로나19로 세계경제 침체 국면
증시는 3월말 저점찍고 V자 반등
S&P500 주가수익비율 무려 22배

낙관론
풍부한 유동성이 주가 상승 견인
새 성장 산업 중심 구조변화 기대
빠른 경기회복 전망에 주가 낙관

비관론
기업실적 개선 더딜 것으로 예상
실물경기 회복 빨라야 2021년부터
코로나 2차 대확산 가능성 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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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주인에게로 되돌아올까, 주인이 개를 쫓아갈까. 주식시장과 실물경기는 흔히 산책하는 개와 주인의 관계로 비유된다. 개의 관심을 끌 만한 대상이 나타나면 개(주식시장)가 주인(실물경기)을 한참 앞서가지만, 주인이 개를 쫓아가거나 개가 주인에게 돌아오면 걷는 속도가 비슷해진다는 논리다. 코로나19가 만든 불확실성으로 세계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투자자들도 앞으로의 전망을 궁금해 하고 있다. 급등한 주가가 악화된 실물경기를 따라 내려앉을까, 아니면 실물 경기가 주가를 따라 빠르게 회복될까. ■ 달리는 증시, 거품인가 진짜인가 개와 주인의 비유에서 보듯, 시장참여자들의 예측치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주가는 종종 실물 경제와 괴리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른바 주가와 실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악의 침체 국면에 들어섰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증시가 3월 말 저점에서 브이(V)자 반등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두고 디커플링 논란이 나온다. 실제 6월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2배로 2000년 인터넷 기업 버블 이후 최고치고, 코스피 12개월 선행 피이아르도 12.3배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19 위기에도 증시가 단기에 회복한 배경으로는 우선 ‘유동성의 힘’이 꼽힌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3월 두 차례 금리 인하로 또다시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고,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능가하는 규모의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전 세계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도 코로나19 위기에 맞서 앞다퉈 대규모 경기 부양 조처를 시행했다. 한국의 경우도 정부가 3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두 차례 인하와 금융사로부터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에 이어 특수목적기구를 통한 회사채도 매입에도 나서기로 했다. 중앙은행이 사실상 발권력을 동원해 금융기관과 기업에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는 셈이다. 유동성 공급의 최종 목표는 소비와 투자 진작을 통한 실물 경기 회복이다. 하지만 돈이 지나치게 많이 풀려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실물이 아닌 자산시장에 돈이 쏠릴 위험이 있다. 안영진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 화폐 가치 하락 압박이 생기자 개인은 부동산과 주식에, 기업은 자사주 매입 등 자산 구입에 열을 올렸다”며 올해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주가 상승을 낙관하는 이들은 유동성 이외에도 코로나19 이후의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산업구조 변화를 근거로 제시한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정부가 민간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를 줄이는 대신 돈을 푸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대규모 장기침체가 나타나진 않는다”며 “정부가 저금리를 유지해 경기를 살리는 동안 성장하는 산업 위주로 경기 회복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염병 확산세가 잡히는 대로 경기가 빠르게 회복할 거라는 경험칙도 증시 낙관론의 주요 근거다. 실제 과거 사례를 보면 사스는 최초 확진자 발견에서 종식 발표까지 9개월, 신종플루 1년 8개월, 메르스 7개월로 평균 1년 안에 끝을 맺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까지 코로나19가 종식된다는 전제 하에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해 -3%에서 내년 5.8%로 올려잡은 점,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경제 전문가들의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평균 전망치가 2분기 -32%에서 3분기 9%로 올라온 점 등이 경기 회복의 근거로 쓰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거나 기업 실적 회복이 더디면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경제학)는 “올 상반기 실업자가 급증하고 수요도 위축돼 3분기에 기업들이 파산하는 등 대거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주가와 실물 경기 사이의 괴리가 축소될 거라고 봤다. 그는 “주가가 앞서가면 결국 기업 실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며 “2·3분기 실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거품으로 올린 주가가 떨어지면서 지수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 263곳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20% 하락한 26조2268억원이다. ■ 질병 확산세 따라 전망 바뀔 듯 불확실성이 큰 지금은 섣불리 방향을 점치기 어렵다. 미국과 유럽 경제 활동이 재개된 5월20일 이후로 전세계 신규 확진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고 코로나19 2차 대유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더딘 점도 변수다. 지칠 줄 모르고 달리던 미국 증시는 이런 우려를 반영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지난 12일(한국시각) 3월 중순 폭락장 이후 최대인 6.9%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5.89%와 5.27% 급락했다. 실물경기 회복 시작점은 빨라야 2021년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올해 안에 조기 종식된다는 전제 하에서다. 기계화가 빨라지고 임시 해고된 이들이 영구 해고자로 전환되면 실물 경기 회복이 더 늦어질 수 있다. 엔에이치(NH)투자증권은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 임시 해고자들이 영구 해고자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고 그로 인해 소비 회복이 둔화된다면 2021년 1분기까지 글로벌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앞서거나 뒤서다가 결국엔 걸음 맞춰 외환위기때 주가 반등 뒤 다시 하락
금융위기 뒤 주가상승엔 실물이 부응 실물경기와 주가 사이에 큰 괴리가 생기는 ‘디커플링’(탈동조화) 장면은 과거에도 여러 번 연출됐다. 외환위기로 구제금융 신청 소식이 처음 알려진 1997년 11월 코스피는 한 달 만에 506.07에서 350.68로 떨어졌지만, 1998년 3월 574.35까지 반등했다. 당시 일부 증권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며 대세상승을 예견했으나 코스피는 3개월 만인 6월 280선까지 다시 떨어져 처음보다 더 낮은 저점을 만들었다. 당시 실업률과 기업 부도 건수가 다달이 늘고 실물경기를 보여주는 경기종합지수도 8월 저점까지 내리막이었으니, 앞서 달리던 주가가 실물경기를 따라 하향조정된 것이다. 코스피는 외환위기 1년이 지난 1998년 12월에야 500선을 회복했다. ‘닷컴버블’ 때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첨단기술 발전과 인터넷기업 성장에 대한 기대로 코스피는 2000년1월 1059.04까지 올라갔지만 기업 실적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자 2001년 4월 491.21까지 떨어졌고 9·11테러까지 발생하면서 472.13까지 내려앉았다. 당시 실질 경제성장률은 2000년 9.1%에서 2001년 4.9%로 반토막이 났고 2002년에야 7.7%로 회복세를 보였다. 증시는 이듬해 투자자들의 저점 매수 행렬로 완만하게 상승하며 2002년 4월까지 915.69로 뛰어올랐지만 다시 ‘카드대란’ 사태가 발생하면서 10월 584.04로 떨어졌다. 경기 확장을 앞둔 2005년부턴 코스피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저금리 유동성과 수출 호조세로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자 코스피는 2005년 2월 1011.36로 1000선을 회복한 뒤 꾸준히 올라 2007년 10월 2064.85까지 올라갔다. 개인들의 펀드 가입 열풍이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당시 실물경기도 2005년 4월 저점을 찍은 뒤 2008년 1월까지 계속 개선돼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도 코스피는 1387.75에서 938.75로 한 달 만에 급락한 뒤 12월부턴 완만한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실물경기도 2009년 1분기부터 점차 개선되기 시작해 주가의 2차 급락은 없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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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4, 2020 at 03:4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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