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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아남는 브랜드는 뭔가 다른 게 있을까?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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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 인사이트 _ Economy insight
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
김병규 지음 / 미래의창 펴냄
간판만 봐도 맛집이라고 느껴지는 곳이 있다. 옛날 영화에 나올법한 세상 정직한 간판과 허름한 외관, 나이대가 있어 보이는 손님들. 거대 프랜차이즈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사람 오감을 현혹하는 개성 가득한 업체가 속속 나타나도 흔들림 없이 오랫동안 꾸준히 손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바로 노포다. 노포를 찾는 손님 대부분은 그곳을 방문한 지 10여 년 이상이다. 게다가 요즘엔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층 사이에서 더 인기다. ‘찐’ 레트로 감성을 느끼며 세상 힙한 장소로 SNS에 올라온 인증샷만 찾아봐도 수만 개다. 이렇듯 노포는 세대를 넘어 그 정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브랜드 전략 따윈 없을 것 같은 바로 옆 노포는 사람이 줄지어 서 있는데 왜 우리 브랜드 가게를 찾는 사람들은 없는 것일까? 소비자 입맛에 맞춰 브랜드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데 왜 매번 실패하는 것일까? <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은 거대하고 개성 강한 경쟁업체가 등장해도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노포처럼 시장을 확고히 지키고 있는 ‘살아남은 브랜드’에서 찾은 5가지 브랜드 전략을 알려준다. 트레이더 조, 넷플릭스, 파타고니아, 룰루레몬, REI, 이케아, 인앤아웃, 블루보틀, 테슬라, 나이키, 애플 등의 브랜드를 기존 방식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분석한다. 이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그저 그런 책부터 콘셉트와 주제가 확실한 책까지 시중에 나온 브랜드 전략서가 너무 많다. 그렇다면 이 책이 과연 경제경영서 독자의 눈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이 있을까? 편집자로서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는 문제였다. 현재 시장경제는 경쟁자가 더 이상 한 분야에 머물지 않고 제조, 유통, IT, 플랫폼 등 분야를 막론하고 나타나는 것처럼 각 산업을 위협하는 대상이 훨씬 넓어졌다. 이런 관점으로 본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PB산업(유통업체에서 직접 만든 자체 브랜드 상품)의 위협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 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세계 최대 온라인 플랫폼인 아마존을 비롯해 쿠팡, 마켓컬리, 무신사 등 많은 온라인 플랫폼이 PB시장에 앞다투어 뛰어들며 이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알리바바와 징둥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책 첫 번째 경쟁력이 여기에 있다. 저자는 온라인 플랫폼이 더 이상 유통 플랫폼에 머물지 않고 생산과 유통을 겸비한 P-플랫폼(Producing-Platform·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가 고안한 용어)으로 진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저자가 말하는 P-플랫폼 시대가 본격화되면 기존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는 지금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브랜드 생존도 장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브랜드 전략을 잘 짜는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 책의 두 번째 경쟁력이다. 저자는 앞서 설명한 노포처럼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의 공통점을 찾아내 어떻게 하면 브랜드가 살아남을 수 있는지 ‘생존’에 집중한다. 그 생존 전략 핵심은 ‘브랜드 팬’이라고 말한다. <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경제에서 더 이상 실패 없이 어떻게 하면 살아남는 브랜드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새로운 시각으로 브랜드 전략을 찾는 독자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왜 그 브랜드는 성공했는지, 앞으로 우리는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팬을 만드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조언도 잊지 않는다. 이런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다 할지라도 기존 팬을 지키지 않은 채 더 많은 팬을 만들려고 하다가는 오히려 둘 다 놓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도 말했듯이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어차피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도 없다. 우리 삶이 그렇듯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것에 집중하자. 섣부른 욕심이 되레 그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존재로 만들지도 모른다. 김효선 미래의창 편집자 ssun.ing.b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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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9, 2020 at 06:59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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