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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잔치에 인플레 기대심리…'물가채' 눈여겨 볼까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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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 예견되면서 다시 주목

미국 소비자물가 오르고
미 7월 물가지수 0.6%나 올라
연준 정책에 상승률 확대 전망

국내 인플레 기대심리 꿈틀
집세 오르고 장마·추석 등 영향
전문가 “3분기에도 물가 오를 듯”

‘물가연동국채’ 실질가치 보장
물가 오르는 만큼 원금도 늘고
이자도 불어난 원금 기준 지급
인플레 때 위험 회피 수단으로

현재 5개 유통…개인도 투자
2개는원금 상승분 비과세 혜택
증권사 HTS로 소액 거래 가능
물가채 편입 펀드 가입할 수도

그래픽_김정숙
그래픽_김정숙
잠들어 있던 물가가 전례 없는 유동성 투입으로 깨어날 조짐을 보인다. 물가 움직임을 반영하도록 설계된 물가연동국채(물가채)는 앞서 물가가 상승할 것임을 예고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물가 전반의 지속적인 하락을 의미하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낮아진만큼 물가채 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시기라고 말한다. 지난 12일 발표된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6% 올라 시장 전망치(0.3%)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추세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0.6%)은 1991년 1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신호로도 해석됐다. 우리나라의 7월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올라 석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 미국 물가채가 머금은 인플레이션 미국에서 1997년 발행되기 시작한 물가채(TIPS)는 원리금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연동되는 채권이다. 일반적인 국채는 만기에 상환될 때까지 원금이 변하지 않고 이자도 액면에 표시된 금리에 따라 일정하다. 반면 물가채는 물가가 오르면 떨어진 화폐가치를 반영해 그만큼 원금이 불어난다. 이자는 늘어난 원금에 금리를 적용해 지급한다. 예를 들어 액면 1만원에 1% 이율로 발행된 물가채의 경우, 1년 동안 물가가 2% 상승했다면 원금이 1만200원이 되고 여기에 1% 이율을 적용해 이자가 100원이 아닌 102원으로 많아진다. 반대로 물가가 하락하면 원리금이 그만큼 낮아진다. 이렇듯 물가채는 실질가치를 보장하는 장점이 있어 일반국채보다 유통시장에서 가격이 높게(금리는 낮게) 거래된다. 일반국채와 물가채의 금리 차이는 ‘기대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 중 하나로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으로 부른다. 기대인플레이션이란 시장 참가자들이 예상하는 물가상승률로, 채권금리에 반영된다.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는 물가상승률이 명목금리보다 높아지면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실질금리의 대용으로 쓰이는 미국 10년만기 물가채 금리는 14일 -0.963%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는 -1%대까지 밀렸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미 일반국채 10년물 금리(0.709%)에서 물가채 금리를 뺀 격차는 1.672%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연 1.67% 정도 된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되기 전인 2월 13일(1.674) 이후 최고치다. 제로금리와 막대한 재정투입으로 향후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미 국채 투자자들이 예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해줄 수 있는 금 가격이 최근 급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물가를 끌어올리려는 미 연준 기대인플레이션은 실제 물가상승률을 앞서가는 경향이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미국 물가채에 반영된 인플레 기대심리는 이미 내년 물가상승 전망치까지 포함돼 있다”고 평가했다. 기대 인플레가 실제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려면 경기회복이 필요하다. 박민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선행지수 반등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의지를 감안할 때 실제 물가상승률도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연준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수 있는 정책수단으로 ‘평균물가목표제(AIT)’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물가가 목표수준인 2%를 일시적으로 웃돌더라도 그동안 2%에 못미쳤던 기간을 감안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재차 강조해 일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명목금리를 낮게 유지하면서 기대인플레 상승에 따른 실질금리 하락을 유도해 부채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 경제방송 시엔비시(CNBC)는 “미국의 완화정책으로 인한 통화량 급증이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인플레이션의 전조가 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 국내 인플레 기대심리도 꿈틀 우리나라도 유동성 공급 확대로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졌다. 물가채(20-5) 가격이 오르면서 금리는 13일 0.558%로 2019년 8월20일(0.555%) 이후 가장 낮았다. 올해 고점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충격에 휩싸였던 3월19일 기록한 1.46%다. 반면 일반 국고채 10년물 금리(20-4)는 1.363%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았다. 이에 따라 국고채와 물가채의 금리차로 나타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5월 27일 기록한 저점 0.18%에서 현재 0.805%까지 올라왔다. 2019년 8월1일(0.813%) 이래 1년만에 최고치다. 실제 7월 소비자물가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전세가 0.3% 올라 지난해 5월(0.3%)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 월세도 두 달째 올랐다. 소비자물가에서 전·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9.37%로 영향력이 큰 편이다. 우리나라 물가채의 원리금 조정은 전년 동기가 아닌 전월 대비 변동률을 반영해 산출된다. 전월과 견준 7월 소비자물가는 변동이 없었지만 앞선 6월에는 0.2%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3분기 중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주거비의 물가 영향이 커지는데다 최근 국제유가의 반등이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계절적 요인인 한가위(10월1일) 연휴를 앞두고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물가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길었던 장마 여파로 채소와 수산물 가격은 벌써 오르고 있다. 경기도 최악의 국면은 통과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경기회복세가 나타나면서 물가상승률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우리나라 물가가 구조적으로 높아질 여지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온라인 거래의 급성장과 무상교육 등 복지정책 확대, 과다한 민간부채로 인한 수요 둔화 등이 물가를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6월 물가 설명회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된 뒤에도 고령화와 소비채널 변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상당기간 저물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 물가채 일부 세제혜택…개인도 투자 가능 물가채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연기금과 보험회사 등 장기투자기관이 주로 투자한다. 국내 물가채는 물가가 하락해도 투자원금인 채권 액면가 1만원을 보장한다. 현재 5개의 물가채가 유통되고 있는데 2015년 1월 이전에 발행된 2개는 원금 상승분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준다. 이자소득은 2011년에 발행된 종목은 분리과세되고 2013~2016년 사이에 발행된 3종목은 3년 이상을 보유하면 분리과세 신청이 가능하다. 물가채 매매는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소액도 가능하다. 일반 국고채보다는 거래량이 적다. 증권사의 중개를 통한 매매는 큰 금액만 가능하다. 미국에는 물가채 상장지수펀드(ETF)가 있지만 우리나라엔 아직 없다.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물가채가 편입된 펀드에 가입할 수도 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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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8, 2020 at 02:59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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