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재정으로 코로나19 절망사 막아야…아이슬란드 사례 주목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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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 브리프

홈리스행동과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등 8개 단체가 7월16일 오전 서울시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숙인의 재난지원금과 긴급생활비 보장을 위한 정부와 서울시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일부에서 2차 정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정부가 국민의 경제적 존엄성을 지키는 재정정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활용할 경우, 빈곤·자살률 등 인도적인 면에서 현저하게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 송민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브리프>에 낸 ‘소극적인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따른 재정건전성 훼손 위험’ 글에서 지난 2008년 아이슬란드에 닥친 금융위기를 예로 들며 이런 주장을 펼쳤다. 아이슬란드는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실사 결과 아이슬란드의 국가채무비율은 2007년 29%에서 2008년 109%까지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절박한 경제위기 상황에도 아이슬란드 정부는 사회적 보호를 위한 재정지출 규모를 확대했다. 의료와 교육에 대한 재정지출을 모두 국민총생산(GDP) 대비 7% 내외 수준으로 유지했고 사회적 보호를 위한 재정지출 규모는 2007년 8.1% 수준에서 11.6%까지 늘렸다. 그 결과 빈곤율은 금융위기 발생 이전의 10% 내외 수준을 유지했고, 아동빈곤 관련 지표도 30여개 유럽 국가 가운데 6번째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자살·자해 시도 발생건수의 전반적인 증가도 나타나지 않았다. 송민기 연구위원은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적극적인 재정정책 대신 긴축을 선택했던 국가들에서 실업률이 급상승하고, 식료품 지원에 의존하는 계층과 노숙자가 증가하고, 자살률이 하락 추세에서 상승 추세로 반전되었던 사실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고 했다. 유엔 인권이사회 보고서는 아이슬란드를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국민의 경제적 존엄성을 지켜낸 의미있는 사례로 평가했다. 아이슬란드의 국가채무비율은 당초 전망보다 낮은 95%까지 상승했고, 최근에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낮아졌다. 송 연구위원은 재정건전성은 국가부채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참고자료일뿐 경제정책의 궁극적 목표가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신용카드 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로존 재정위기 등 경제위기 때마다 자살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바 있어 적극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하다”며 “절망사를 최대한 방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코로나19 경제위기 대응정책의 이례적인 측면에 대한 사전적 논쟁으로 시간을 소모하기 보다는 일단 적정규모로 신속하게 집행해본 뒤 해당 정책의 효과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토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집계하듯이 실업급여 신청건수나 자살·자해 시도 발생건수 등을 실시간으로 집계해 국민의 경제적 존엄성이 위협받고 있는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송 연구위원은 “재정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의 근거가 되어줄 수 있는 실시간 데이터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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