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11호에도 수소연료전지 탑재… 2차전지보다 가볍고 충전 불필요
온실가스의 오랜 누적으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폭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메테인(메탄)은 탄소가 주성분인 화석연료를 태우는 내연 발전의 부산물이다. 전세계 학계는 탄소 부산물을 내지 않는 ‘온실가스 제로(0)’ 발전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그중 수소연료전지는 대표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물은 오직 물뿐… 2차전지 비교, 충전 필요없고 가벼운 장점 가져
수소를 전기 생산에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인공태양’이라고 불리는 핵융합 발전은 두 수소 원자핵을 합쳐 헬륨 원자핵으로 바꿀 때 생기는 에너지를 얻는 방법이다. 반응 결과 물질들의 결합 구조가 바뀌면 결합에 필요한 에너지 양도 줄어드는데, 이 잉여 에너지를 우리가 사용하는 것이다. 다만 아직은 실용화까지 남은 과제가 많은 미래 기술로 평가받는다.
또다른 방법인 수소연료전지는 수소 분자와 산소 분자가 만나 물 분자로 변할 때 생기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장치이다. 남는 결합 에너지를 얻는 원리는 핵융합 반응과 비슷하지만 더 간단한 화학반응을 이용한다. 구체적으로는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기 위해서 수소는 자신의 전자를 버리고 양(+)이온이, 산소는 이 전자를 얻어서 음(-)이온이 돼야 한다. 그래야 서로 반대되는 전극을 가져 끌어당길 수 있다. 이렇게 전자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전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수소연료전지의 부산물은 물뿐이다. 온실가스 제로 기술로 불리는 이유다. 또다른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2차전지와 비교하면, 장시간 충전하는 대신 휘발유처럼 수소를 주입하기 때문에 연료 보충이 쉽고 화학반응 물질도 금속이 아닌 수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200년 된 기술이 이끄는 新모빌리티… NASA 아폴로 달 탐사선에도 탑재
수소연료전지는 이미 200여년 전에 발명됐다. 세계적인 지식 소개 플랫폼 ‘쏘우트코(ThoughtCo)’, 호주 자동차매체 ‘카스가이드(Carsguide)’ 등에 따르면 수소연료전지는 1839년 영국 과학자 윌리엄 그로브가 처음 발명했다.
그로브는 물에 전기를 가해 수소와 산소로 분리하는 전기분해 실험을 하다가, 반대로 수소와 산소를 합치면 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발상을 통해 최초의 수소연료전지 ‘그로브 전지’를 개발했다. 다만 발전 효율이 낮아 실용화되지는 못했다.
수소연료전지는 20세기에 들어 발전 효율을 개선해 일부 분야에서나마 쓰이기 시작했다. 1932년 영국의 공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새로운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수소와 산소 기체를 한곳에 섞어놓는다고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반응을 촉진할 촉매가 필요하다. 촉매는 화학반응 과정에 참여해 반응을 촉진하지만, 반응 후 결과물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물질이다. 당시 수소연료전지에는 귀금속인 백금 촉매가 쓰였는데 베이컨은 이를 값싼 니켈로 바꾼 ‘베이컨 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1959년 베이컨은 이를 이용해 5킬로와트(kW) 전력의 수소연료전지를 개발, 2톤(t) 무게의 지게차를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 최초의 수소차가 등장한 것이다.
수소연료전지는 가볍고 연료 보충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 때문에 자동차, 항공기와 같은 수송용 에너지원으로 기대받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966년 유인우주선 제미니(Gemini)호와 1969년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 아폴로11호에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했다. 당시 NASA는 우주선의 에너지원으로 핵연료, 2차전지 등을 고려했지만 각각 위험하고, 우주에서는 충전이 불가능해 부적절하다고 판단, 수소연료전지를 대안으로 삼았다.
NASA는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등 수소연료전지 업체들로부터 200개 이상의 관련 연구 특허를 사들여 집중 연구했다. 오늘날 우주선들은 수소연료전지로 전기를 얻고 그 부산물인 물을 우주비행사들의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수소 생산·저장·위험관리, 상용화의 남은 과제… 국내외 연구 활발
수소연료전지는 여러 장점과 그간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아직 널리 쓰이지는 못하고 있다. 우선 수소를 생산·운반·저장하는 게 어렵다. 산소 기체는 전체 대기 중 21%를 차지할 만큼 풍부해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수소 기체는 1%에도 한참 못 미친다.
영국 에너지매체 파워테크놀로지(Power Technology)에 따르면 작년 기준 매년 전세계에서 600조 리터(L)의 수소가 생산되는데 이 중 98%는 천연가스로부터 수소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이 방식은 아직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보다 환경오염은 덜 유발하지만 발전 효율이 낮아 전기 생산 비용을 높인다는 한계가 있다.
저장과 운반의 문제도 있다. 금속에 화학적으로 결합시키는 방식은 저장 효율이 높지만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수소를 저온 압축해 액체 상태로 저장하는 방식이 있지만 폭발사고의 위험이 생긴다. 도요타의 수소차 미라이(Mirai)는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강화된 수소 탱크와 다수의 폭발·누출 센서를 탑재했다. 이것은 수소차의 무게와 비용을 높인다.
1999년 싱가포르 연구진은 첨단 소재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수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등 이미 전세계에서 수소연료전지의 남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지난달 25일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팀이 철, 질소, 탄소를 혼합한 저렴한 촉매를 개발해 발전 비용을 낮췄다고 밝혔다. 지난 4일에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팀이 값싼 금속유기구조체(MOFs)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에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도심지 등 수소가 필요한 곳 근처에서 바로 수소를 생산·공급할 수 있는 수소생산유닛 설치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June 13, 2020 at 08: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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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폭염 주범’ 온실가스 제로 시대의 엔진 ‘수소연료전지’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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