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47) NC 감독은 스스로 “선수복이 많다”고 말한다. ‘내 덕이 아니라 네 덕’인 셈. 복 중의 복을 꼽긴 어려운 법. 이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모두가 애쓰고 열심히 했다”면서 “주장인 포수 양의지(34)와 내야수 박민우(28)는 그라운드와 로커룸에서, 경기장 안과 밖에서 든든한 조력자를 자처하며 선후배들을 도왔다”고 귀띔했다.
이 감독이 시즌 도중 양의지를 따로 불러 지시를 내린 적은 거의 없다. 이 감독은 “양의지는 말이 필요 없는 한국프로야구의 간판선수기에 오히려 불필요한 요구를 하지 않는 게 낫다. 지난 시즌 도중 3번인가, 양의지에게 ‘나는 그저 너를 믿으니까 네 생각대로 해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귀띔했다. 이 감독은 “투수는 마운드에 오르면 구종과 코스를 선택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마련인데, 양의지는 뛰어난 볼 배합과 리드로 투수의 머릿속을 단순하게 만들어준다. 반대로 상대 타자들은 양의지의 예상치 못한 볼 배합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그리고 궂은일을 마다치 않고 솔선수범하면서 선수단을 위해 희생한다. 참다운 리더는 양의지다”라고 칭찬했다.
1993년생인 박민우는 팀에서 딱 중간 위치다. 박민우는 특유의 활달함을 앞세워 선배와 후배 사이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면서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유지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특히 더그아웃에선 선후배, 국내외 선수를 가리지 않고 격의 없이 장난을 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박민우는 이 감독이 수비코치였을 때 ‘아버지’라고 부르며 졸졸 따라다녔다. 그는 2016년 시즌 초반 송구 입스(불안감)를 겪었지만, 수비코치였던 이 감독의 조언과 격려를 받으면서 극복했다. 그래서 이 감독에게 박민우는 애틋한 제자다. 이 감독은 “2011년 10월 창단하고 첫 스프링캠프에서 박민우를 만났다. 그때는 고교 졸업을 앞둔 19세 까까머리였는데, 이제는 어엿한 팀의 중심이 됐다. 박민우는 실력도 좋지만 늘 밝고, 얼굴에 웃음을 안고 산다. 긍정이 가장 큰 장점인, 생기발랄한 박민우가 없었다면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이란 성과는 거두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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