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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아이] 경기회복 명분으로 각종 ‘경제’ 쏟아지지만...‘음식낭비’ 규제 등 사회통제가 걸림돌 - 서울경제 -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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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저녁 중국 베이징의 중관춘 거리에서 한 남자가 연인으로 보이는 여성에게 핀잔을 듣고 있었다. ‘칠월칠석’인데도 여자 친구를 위해 꽃을 사는 것을 잊었기 때문이다. 바로 그 순간 오토바이를 탄 택배원이 등장한다. 그는 남성에게 마치 준비된 것처럼 꽃다발을 넘겨줬다. 이 장면을 담은 거리의 CCTV 동영상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실리며 중국 전역에 퍼졌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근처 꽃가게 주인을 인터뷰해 “그 택배원은 원래 자신의 애인을 위해 꽃다발을 샀는데 거리에서 싸우는 커플을 보고 오더니 원래 꽃다발을 2개로 나눠 포장했다”는 코멘트를 실었다.

‘직녀와 견우가 오작교에서 만난다’는 칠월칠석은 ‘중국의 밸런타인데이’로 불린다. 이날 연인들은 꽃 선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날 유통가의 상황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칠석경제라는 이름을 붙였다. 꽃 소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궁지에 몰린 화훼농가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현지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내수를 회복시키기 위해 다양한 ‘경제’가 중국에서 등장하고 있다. 칠석경제를 비롯해 야간경제·온라인생방송경제·노점경제·국경절경제 등이다. 하지만 중국 내 소비는 여전히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지난해 월평균 7~8%에 달하던 소매판매 증가율은 올해 1~7월 누적 평균 -9.9%였다. 지난 7월 한 달도 -1.1%에 그쳤다.

코로나19 진정세에 따라 중국 경제가 겉으로는 급속히 회복되는 것처럼 보인다. 2·4분기 경제성장률은 3.2%를 기록했다. 7월 산업생산 증가율도 4.8%로 전년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 다만 이는 재정투입을 통한 마구잡이 인프라 투자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미중 갈등으로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내수진작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 정부가 가장 큰 비중을 두는 것은 야간경제다. 관영매체들은 각 지역의 야시장을 소개하며 소비를 독려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월 산시성 시안의 대표적 야시장인 다탕부예청(大唐不夜城) 거리를 방문해 소비 활성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의 야시장들도 불야성을 이룬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생방송경제는 모바일개인플랫폼을 통해 물건을 사고파는 방식인데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며 중국에서 붐을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농산물 생산자들은 직접 온라인쇼핑몰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경절경제도 관심을 모아 중화인민공화국 창설일인 오는 10월1일부터 8일간 이어지는 황금연휴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커지고 있다. 앞서 6월25~28일 단오절 연휴가 수도 베이징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실상 큰 의미를 갖지 못해 이번 국경절 연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 즐길 수 있는 제대로 된 연휴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이 여행붐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책 간의 엇박자가 문제다. 사회통제를 기본으로 하는 정치논리가 여전히 경제논리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시 주석이 느닷없이 ‘음식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중국 정부는 온라인상 ‘먹방’ 규제, 식당에서의 음식주문 줄이기 등에 나서고 있다. 현지에서는 지난여름 남부지방 대홍수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등 사회 불만이 커지는 상황을 통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요식 업계의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이 같은 낭비규제는 새로운 악재가 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홍수 등으로 식품 가격이 오르는데도 정부는 식량 공급이 안정적이어서 패닉바잉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며 “그러면서도 음식낭비는 줄이자는 모순적 지시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리커창 총리가 노점 활성화를 주장하자 그를 견제하는 시진핑 주석의 측근이 수장인 베이징시 등 지방당국에서 “불법 노점은 안 된다”며 제동을 건 상태다. 이에 따라 노점경제라는 단어는 최근 뜸해졌다.

한편 내수침체에 무역까지 줄면서 중국은 다급해졌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날 저녁 개막한 중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CIFTIS) 영상 축사를 통해 “중국내 서비스시장을 확대하고 우수한 서비스상품 수입을 늘릴 것”이라며 “협력을 통해 성장의 최대공약수를 찾고 ‘케이크’를 키우자”고 말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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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5, 2020 at 04:2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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