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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남자' 이채영 "시집 못 갈 맘 먹고 해, '노력형 빌런'이라 응원해줘 감사"[SS인터뷰] -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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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비밀의 남자’에서 ‘노력형 빌런’ 한유라로 분해 열연을 펼쳤던 배우 이채영이 “시집 못 갈 마음 먹고 했다”고 남달랐던 각오를 밝혔다. 그는 “마냥 예쁜 사람으로 있을 수는 없다”면서 “연기에 책임져야 하는 나이가 됐다”고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지난 10일 종영한 KBS 일일극 ‘비밀의 남자’에서 배우 이채영은 말 그대로 홍길동처럼 여기저기 바쁘게 움직이며 나쁜짓을 일삼는 ‘노력형 빌런’ 한유라로 분해 열연했다. 한유라는 출세에 눈이 멀어 돈 많은 남자를 유혹하며 주인공 이태풍(강은탁 분)을 비극으로 몰아넣는 악당이다. 이채영은 “나쁜 짓도 열심하 한다고 응원해주시더라”라면서 “시집 못 갈 마음 먹고 했다”고 남달랐던 각오를 밝혔다.

이어 “저는 악역을 했을 때 반응이 더 좋다. 같은 빌런이어도 다르게 연기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면서 “사회적으로 부당한 일을 겪었을 때 ‘나도 편법을 써?’하는 생각이 든다. 한유라가 누구나 갖고 있던 욕망을 솔직하게 표현해서 많은 분들의 공감을 많이 산게 아닐까. 나쁜 인물일 줄 알아서 안티만 있을 줄 알았는데 홍길동처럼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나쁜짓도 열심히 한다고 응원해주더라”라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지난해 6월 ‘정글의 법칙’ 촬영 중 벌에 쏘여 부상을 당했던 그는 이후 삶을 대하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었다고. 이채영은 “사고로 몸이 아파보니 하루하루가 정말 감사해졌다. 옛날에 힘들었을 것 같은 일도 지금은 그 힘듦이 느껴지는 거 자체가 좋았다”고 털어놨다.

이채영

6개월 동안 쉴틈없이 달려온 ‘비밀의 남자’, 이채영은 일일극 특성상 하루하루 쉴틈없이 진행되는 촬영으로 이석증을 겪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촬영하면서 2번 정도 쓰러졌다. 면연력이 떨어지니까 이석증도 왔다”면서 “중간중간 (한)유라 분량이 떨어질 때가 있었다. 그때는 무조건 집에서 쉬었다. 촬영 없으면 친구나 누구를 만났는데 드라마하면서 다 필요없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코로나 때문에 늦게 못 있으니까 따로 친구들을 만나지는 않았다. 왠만해서는 연락을 못 드렸다”고 했다.

이채영은 데뷔작 KBS2 ‘천추태후’(2009)의 신창석 감독을 이번 ‘비밀의 남자’에서 11년만에 다시 만났다. 데뷔작에서 자신을 캐스팅해준 감독을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 다시 만난데 감회가 새로웠을 것. 그는 “20대 때 만났던 어렵고 존경하는 감독님을 36이 되서 다시 만났다. 데뷔 때 저를 보셨는데 이제 30대 연기자 이채영을 봤을 때 똑같으면 안 된다는 마음에 긴장하고 군기가 딱 잡혀서 했다”고 바짝 긴장했던 이유를 말하기도 했다.

이어 “(옛날에는) 스스로 모니터링할 때 괴롭고 속상한 적도 많았다. 제가 못하면 다른 배우들에게 피해를 주니까. ‘천추태후’에서 제가 채시라 선배님의 호위무사로 나왔다. 장면에 잠깐 등장하는 씬이었는데 그때 채시라 선배님이 제 옷깃을 단정이 여며줬다. 깜짝 놀라면서 왜 이렇게 해주시지라고 생각했는데 선배님이 ‘넌 내 호위무사야. 나를 지켜주는 호위무사 옷이 흐트러져 있으면 나도 그 호위무사를 믿을 수 없어’라고 하셨다. 그때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걸 깨달았다”고 했다.

이채영

이채영은 마지막으로 “데뷔 때는 잘하려고 하고 잘하고 싶어서 저 밖에 보지 못했다. 연기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달랐다. 지금은 동료들과 즐겁게 일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서 “같이 일해주는 사람들의 소중함도 알았다. 이제는 나이가 있어 어리다고 봐주는 게 없어졌고 (웃음) 언제까지 마냥 예쁜 사람으로 있을 수는 없다. 제가 하는 연기에 책임감을 느낄 나이가 됐다”고 다짐했다.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사진|싸이더스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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