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쏙] "마스크 쓰는 사람이 애국자"…트럼프 美 대통령 태도 돌변한 이유는? - MBC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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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 친숙해진 마스크, 5백원 정도면 살 수 있는 제품이지만, 국가 경제 차원의 가치는 엄청나게 큽니다.

공개석상에서 마스크 쓰는 것을 거부해오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태도가 돌변해 "마스크 쓰는 사람이 애국"이라는 말까지 트위터에 남겼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뒤늦게 마스크의 경제적 가치에 눈 뜬 건 아닐까요?

◀ 앵커 ▶

알아두면 좋은 경제 뉴스, 이해하기 쉽게 전해드리는 '경제 쏙' 시간입니다. 이성일 선임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마스크 얘기 준비하셨다고요?

◀ 이성일 선임기자 ▶

네, 가격은 천원도 안 되는 물건인데, 경제적 가치는 그보다 크다고 하잖아요? 얼마나 될까요.

◀ 앵커 ▶

얼마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 가치가 크다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요즘 몸소 보여주고 있다고요?

◀ 이성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스크 쓰는 것을 거부하는 인물로 유명하죠. 백악관 인사들 모두 마스크 쓰고, 식약청이죠, FDA가 그렇게 권유를 해도 홀로 No Mask! 상태로 공식석상에 나타났었죠.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쓴 사진을 트위터 계정에 올렸는데, "마스크 쓰는 게 애국"이라는 멘션까지 남겼습니다.

◀ 앵커 ▶

트위터 계정이 해킹당한 거 아닌가 싶네요?

◀ 이성일 선임기자 ▶

많이 낯설어 보이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마스크와 관련한 태도 변화에는 조짐이 있었습니다. 이달 초 1일에는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마스크 착용에 찬성"이라는 말을 했고, 지난 11일 처음으로 마스크 쓴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군 병원에 방문한 자리인데, 이때는 좀 구차해 보이는 변명을 달았습니다. 적절한 자리에서 쓴다. 병원이라서 쓴거다 라는 얘기였죠. 그러다가, 1주일 만에 사진을 올리면서 확실히 태세를 바꿨습니다. 말에서 행동으로, 이제는 강력한 권유까지 하고 있습니다.

◀ 앵커 ▶

갑자기 태도가 바뀐 계기가 마스크의 '경제적 가치'에 눈을 떴기 때문이라는 거죠?

◀ 이성일 선임기자 ▶

최근 미국의 권위 있는 경제 전문가들이 마스크 착용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주목할만한 인사는 미국의 중앙은행격인 FRB 지역 행장 가운데 한 명인 캐플란의 발언인데, "최고의 경제정책은 통화정책, 금리 결정이 아니라 마스크 쓰는 것"이라고 한 겁니다. 의사가 "나한테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게 병 낫는데 더 좋다"는 식의 얘기한 거나 다름없는 거죠. 이 말을 한 바로 다음날 트럼프가 처음으로 마스크를 썼고요. 문제의 폭스 뉴스 인터뷰 이틀 전에는요, 글로벌 투자 은행 골드만 삭스가 보고서를 냈는데, 그 내용이 요악하면 이런 겁니다. "전국민 마스크 착용은 미국 GDP 5%, 1조 달러어치의 가치가 있다". 우연이라면 참 공교로운 우연이죠.

◀ 앵커 ▶

보건당국에서 마스크 쓰라고 할 때는 조롱하는 태도더니, 경제계 인사들이 돈을 들고 얘기하니까 귀가 뜨인 거군요?

◀ 이성일 선임기자 ▶

1조 달러라는 규모도 크고, 미국 올해 성장률 예상치가 -8%니까, 그 절반 넘게 줄일 수 있다는 의미죠, 귀가 번쩍 뜨였을 겁니다. 마스크의 경제적 가치, 실제 계산은 복잡하지만, 상식적인 설명입니다. 거리두기, 봉쇄를 강화하면 그만큼 활동이 줄고, 경제도 위축될 수 밖에 없죠. 중국의 2월의 경우, 봉쇄 강도를 높였더니 GDP 감소율이 25%에 이르렀지만, 이보다 봉쇄강도가 낮았던 한국, 타이완은 성장률 감소 폭이 줄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전역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을 경우, 다른 봉쇄 조치를 덜 해도, 즉 일상생활을 덜 막아도, 바이러스 감염자를 낮은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을 거라는 얘기죠. 미국의 경우 그게 GDP 5%에 해당한다는 거고. 우리와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죠. 미국과 유럽의 경우, 봉쇄조치를 강화했을 때는 식당, 술집을 가는 것은 물론, 아예 집 밖으로 나오는 것까지 막았는데..우리는 그 정도로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지 않고서도 감염자가 크게 늘지 않았었거든요. 보건 전문가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 것이 마스크 착용률이었습니다.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 착용률이 5%에도 못 미치고, 지금 많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미국도 여전히 60% 정도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나가는 통계는 미국 조사 기관이 집계한 건데 우리나라는 빠져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슷한 80% 되지 않을까요.

◀ 앵커 ▶

미국에는 2차 봉쇄 조치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확산세가 심각하죠?

◀ 이성일 선임기자 ▶

하루에 확진자 7만명, 사망자 13만명 넘어서면서 2차 봉쇄 얘기 나온다고 합니다. 경제 충격이 클 거고, 경제 회복을 치적으로 삼았던 트럼프의 재선은 확실히 물 건너 가는 상황이 될 거니, 트럼프 입장에서는 안면몰수하고 '애국'이라는 표현까지 쓴 게 아닐까 싶습니다.

◀ 앵커 ▶

마스크 착용이 일상생활을 계속하면서도 감염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경제전문가들이 얘기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만한 사실일 텐데, 미국은 많이 늦었네요?

◀ 이성일 선임기자 ▶

세계에서 제일 먼저 공적 마스크 제도를 도입한 타이완이 지금까지도 낮은 감염율을 유지하는 것이 대표적 성공사례고. 우리나라도 비슷한 범주입니다. 지난 주말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샀는데, 가격도 공적 마스크에 비해서 내려 간 5백 원, 7백 원 수준이고, 착용해보니 덜 답답합니다. 더운 여름, 귀찮지만 마스크 착용, 게을리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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