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19 위기’ 영향 평가···IT산업이 국가 간 명암 갈라놓아
국내 부문 불균형, 금융 부문 불안으로 전이될 수도
지난 19일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에 따른 국가 간, 국내 부문 간 성장 불균형이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하고 광범위하다고 한국은행이 평가했다. 한은은 21일 현안 보고서 ‘코로나19 위기 이후의 성장 불균형 평가’(조사국 박창현 과장 등 3인)를 통해 “코로나19 위기는 보건 위기가 경제 위기로 이어진 경우로 충격이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파급됐다는 점에서 과거 위기(외환위기, 금융위기)와 비교할 때 국가 간·부문 간 더 극명한 형태로 차별화되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 간 불균형은 선진국-신흥국 간 불균형과 정보기술(IT) 수출국-여타국 간 불균형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고 한은은 밝혔다. 선진국 쪽은 적극적인 방역 관리와 과감한 경기 부양책을 통해 경기 회복을 꾀하고 있는 반면, 신흥국은 열악한 보건 환경, 재정 여력 부족으로 방역·경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보여주듯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전망 때 2020~21년 신흥국(중국 제외)의 누적 성장률 전망치(2019년 1분기=100 기준)를 작년 10월 때보다 10.0%포인트 낮춘 데(110.7→100.7) 견줘 선진국 전망치는 이보다 낮은 5.5%포인트(104.6→99.1) 하향 조정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엔 신흥국 쪽이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던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국가 간 명암은 아이티 산업이 크게 갈라놓고 있다. 아이티 산업 비중이 높은 중국, 대만에선 제조업 생산이 코로나 위기 직전인 2월 수준을 이미 회복했고 한국도 수출이 아이티 중심으로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반면, 관광산업 및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코로나 충격을 더 크게 받았을 뿐 아니라 향후 경기 회복도 더딜 것으로 전망됐다.
한 국가 내에서도 부문 간 코로나 충격은 비대칭적으로 나타나 보건 위기에 취약한 대면 서비스 업종에서 매출·고용 충격이 훨씬 컸다. 코로나 위기 이후 3분기까지 가계 소비 동향을 보면 미국, 독일, 일본, 한국 모두에서 서비스 소비는 숙박·음식, 여행 중심으로 급감한 반면, 재화 소비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고용 또한 대면 서비스업에서 크게 부진한 모습이 미국, 유로 지역, 한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국가 내 불균형 중 주목할 것으로 “실물과 금융 간 괴리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주요국 대부분에서 고용, 소비 등 실물 경제 쪽은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미국의 주가지수(S&P500)가 지난 7월중 이미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한 뒤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예로 꼽혔다. 박창현 과장은 “우리나라도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금융이 실물보다 빠르게 회복됐다”며 “지난 금융위기 때 주가와 실물 경제 움직임이 비슷한 모양새였던 것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국내 경제의 부문간 성장 불균형은 단기적으로 경기 회복을 지연시키고 나아가 실업 확산, 자산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금융부문으로 충격이 전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경제의 이중구조 심화, 성장 기회의 불평등 확대로 경제의 안정 기반이 무너질 수 있는 만큼 정책 여력을 취약 부문과 계층에 집중하고 소득·고용 관련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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